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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4대銀, 인천공항 '쩐의 전쟁'

달아오르는 공항 입점 경쟁
1·2여객터미널, 탑승동 등
은행·환전소 3개 사업권 입찰
4곳 중 1곳만 탈락하는 구조
낙찰 가격 치솟을 가능성
일각에선 "과당경쟁 우려"

 
인천국제공항 은행·환전소 운영권을 놓고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이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디지털 환전 확대로 공항 환전 수요가 늘어난 데다 4대 은행 중 한 곳만 탈락하는 구조여서 낙찰액이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기본 인프라인 은행 입점 여부를 금액 중심 입찰로 가리는 것은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입찰 가격에서 승부 갈릴 듯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은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제1·2 여객터미널과 탑승동에 은행·환전소를 운영할 수 있는 3개 사업권의 가격입찰서와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오는 20일엔 4대 은행 부행장이 참석한 프레젠테이션(PT)도 진행할 예정이지만 금액 평가 비중이 70%에 달해 입찰 가격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점 환전소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총 82곳이 들어서는 인천공항 내 3개 사업권 중에선 면적이 가장 넓고 고객 접근성이 좋은 1사업권의 선호도가 높다. 2, 3사업권은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환전소 수도 적은 편이다. 1년치 최저 임차료 격에 해당하는 최저수용금액도 1사업권이 230억원으로 가장 높고 2사업권(164억원), 3사업권(151억원) 순이다. 
 
선정된 은행은 내년 1월부터 2033년 12월 말까지 최장 10년간 영업할 수 있다. 3개 사업권의 복수 입찰 참여는 가능하지만 복수 낙찰은 불가능한 입찰 구조상 4대 은행 중 3곳이 운영권을 나눠 갖는다. 지금은 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하나·우리은행이 인천공항 은행과 환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입찰 때 신한(208억원)이 1사업권을, 우리(118억원)와 하나(101억원)가 각각 2, 3사업권을 따냈다. 4대 은행이 사업권 획득과 임차료 등에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인천국제공항 입점에 사활을 거는 것은 한국의 관문에서 은행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사태가 걷히면서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 여객은 244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다섯 배 넘게 급증했다. 환전 수요를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다. 최근 여행객들은 모바일 뱅킹 앱에서 환전 신청을 하고 공항 내 해당 은행 영업점에서 외화를 찾아간다. 이때 주거래은행이 공항에 없으면 출발 전에 영업점에 들르거나 공항 내 다른 은행에서 수수료를 내고 환전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 기관영업담당 부행장은 “브랜드 상징성뿐만 아니라 고객 편의성 측면에서도 인천공항 점포가 필요하다”고 했다. 출혈 경쟁·고객 불편 지적도 하지만 비싼 입찰 가격과 높은 월 임차료 등이 은행 간 출혈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점 은행들은 사업권 획득에 수백억원을 쏟은 뒤에도 매년 수십억원의 임차료를 부담해야 한다. 은행연합회 이익제공 공시를 보면 신한은행이 내년 말까지 인천공항에 제공할 임차료 등 1년6개월치 재산상 이익은 174억원에 달한다. 
 
4대 은행의 과당 경쟁 탓에 임차료가 치솟으면 은행의 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입점 은행들이 주요 수입원인 환전 수수료율을 올리면 피해는 여행객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입점 은행 3곳을 제외한 나머지 시중은행은 공항에 ATM 등 간단한 금융서비스 기기를 설치할 수 없게 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